옷 잘 입는 사람에게 그 비법을 물어보면 다 이렇게 말한다, “이것저것 많이 입어보면서 터득했다”라고. 맛을 잘 아는 것 또한 마찬가지. 섹스토이도 같다. 이미지와 글을 통해서 전달할 수 있는 정보는 굉장히 제한적이다.
캐비네터가 받는 질문 중에서 가장 많은 건 소음에 대한 것이다. 혼자 쓰던 같이 쓰던 너무 시끄러운 토이는 몰입에 방해가 되기도 하고 혹시 다른 이들과 함께 살고 있다면 난감한 상황이 연출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게 제대로 답해주기 굉장히 어려운 질문이다. 소음에 대한 느낌이 개개인마다 다 다르기 때문이다. 어떤 이에게는 신경이 쓰이지 않을 작동소음도 다른 이에겐 못 참을 정도일 수도 있기 때문이다. 가장 좋은 방법은 본인이 직접 써보는 것이겠지만 섹스토이의 특성상 쉽지 않은가.
그래서 제한적으로나마 정보 전달을 위해 쓰이는 방법이 소음레벨을 측정해서 수치화하는 것과 영상으로 들려주는 것이다. 물론 영상에서 한 제품만 보여준다면 이게 어느 정도 수준인지 이해하기 어려우니까 여러 개를 동일한 조건에서 촬영해서 상대적인 느낌을 전달해 주는 것이 최선일 것. 아래는 바이브레이터 중에서 캐비네터가 가격대 별로 적당한 제품을 골라 각각 최대 강도로 작동시키고 소음과 진동 강도 정도를 비교해 본 영상이다.
이 영상에서 확실하게 볼 수 있는 건 시끄러울수록 진동의 강도가 세다는 것이다. 물론 기술력이 뛰어난 브랜드의 제품은 독창적인 저소음 설계로 충분히 강한 진동을 저소음으로 만들어내기도 한다. 하지만 최강의 진동 강도를 얻으려면 큰 소음을 피할 수 없는 건 물리적으로 어쩔 수 없는 부분이므로 이런 브랜드의 제품들이 추구하는 낮은 소음과 충분한 쾌감의 아슬아슬한 발란스를 잘 이해해야 한다.
그렇다면 진동이 강할수록 쾌감이 클까? 옷보다 반려토이를 더 많이 가진 캐비네터는 확실하게 말한다. “좋은 진동-Good Vibration”은 무조건 센 것이 다가 아니라고. 모든 사람들은 혀에 똑같은 미각세포를 가지고 있지만 느끼는 맛은 제각각이다. 그렇듯 우리 몸의 성감대 또한 같은 자극에 모두 똑같이 반응하지 않는다.
이렇듯 다양한 니즈를 가진 이들을 위해 반려토이 제조사들은 다양한 방식의 바이브레이터를 만든다. 캐비네터가 진동도 저주파 진동과 고주파 진동이 있다는 것에 대해 설명한 이야기를 기억하는가? 스마트폰을 통해 쉽게 접할 수 있는 고주파 진동과 진동의 감각을 입체적으로 전달하는 데에 효과적인 저주파 진동이 있다. 각각 진동의 자극을 성감세포에 서로 다른 방법으로 전달해 주기 위한 것이다. 일반적으로 저주파 진동 바이브레이터가 고주파 진동 방식의 토이보다 소음이 적다.
진동 패턴 또한 느끼는 쾌감에 영향을 준다. 일정한 세기로 계속 자극을 유지해 주는 것보다 “강약중강약” 이런 패턴으로 내 몸과 소위 밀당을 하는 것이다. 섹스토이 제조사마다 자기만의 노하우를 갖고 진동 패턴을 “디자인”한다. 마치 오마카세를 맛보듯 어떤 진동 패턴으로 날 흥분시켜 줄까 기대해 보는 것도 바이브레이터를 즐기는 좋은 자세이다.
몸 전체를 떨게 하는 강한 진동이 너무 인위적이거나 오히려 고통스럽게 느끼는 이가 있고 강하면 강할수록 강한 쾌감을 느끼는 이도 있다. 세상에는 “올바른” 몸이란 없듯이 내 몸이 느끼는 것만이 나에겐 정답이란 것. 강한 진동을 선호하지만 큰 소음은 거부감을 느낀다면 기술력과 노하우로 적절한 발란스를 갖춘 제품을 써보자. 소음 따윈 상관하지 않고 슈퍼파워풀한 진동만이 나를 만족시킨다라고 한다면 씬 것을 유명한 제품 한 두개를 써보길 추천한다. 반면 나를 섬세하고 은근하게 자극해 주는 걸 원한다면 섬세한 진동과 저소음 설계의 토이를 경험해 보자.
Cabinetor’s Choice